XIV - 서로 다른 미학이 공명하는 모더니즘 건축, 빌라 보르사니를 찾아서

밀라노 북부에 위치한 빌라 보르사니는 1940년대에 개인 저택으로 지어졌습니다. 건축가 오스발도 보르사니가 쌍둥이 형제와 함께 설계한 이 저택은 건축·가구·예술을 하나의 체험으로 하는 풍요로운 삶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의 구석구석까지 기능성과 쾌적함을 충족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합리주의적 기하학에 기반한 단정한 선과 고급 소재, 절제되었지만 세련된 장식이 조화를 이루어 정교하게 계산된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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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보르사니의 공간 구성은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바닥 높이가 완만하게 변화하는 구조를 채택하여, 방이 명확히 구획되는 대신 공간들이 부드럽게 연결되며 사람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조각을 떠올리게 하는 3층 구조의 계단은 대리석 디딤판과 무라노 유리 패널, 따뜻한 느낌의 호두나무 난간을 갖추어 소재와 형태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느끼게 합니다.

 

실내에는 보르사니 자신이 고안한 획기적인 '키네틱 가구'가 놓여 있습니다. 이들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조절할 수 있도록 기계적으로 설계된 가구로서 당시로서는 정말 혁신적인 존재였습니다. 또한 한 단계 낮게 설계된 넓은 리빙룸에는 루치오 폰타나가 디자인한 도자기 벽난로, 안토니오 볼탄이 장식한 목제 미닫이문, 굴리에르모 울리히가 제작한 계단형 황동 샹들리에 등 곳곳에서 예술가들과의 탁월한 협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벽화와 모자이크, 천장화에는 고전적 문양과 장난기 있는 연극적 요소가 융합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양식을 우선하지 않고 모더니즘을 아르데코와 바로크 양식과 공존시킨 이 공간은 60년에 걸쳐 밀라노의 미드센추리 디자인을 이끈 보르사니의 발자취를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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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보르사니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거점이 되었습니다. 지오 폰티와 루치오 폰타나를 비롯한 선구자들은 이 저택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 빌라는 건축과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사상을 빠르게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후 보르사니의 활동 방향을 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모든 아이디어에는 목적이 있고 모든 디자인은 필요를 충족한다는 철학이 관철되어 정밀함과 혁신을 바탕으로 대규모로 실현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사진 촬영: 사이먼 멘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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